과민성대장증후군 치료 - 30년 동안의 경험담
- 건강 이야기
- 2023. 8. 6. 14:29
30년 넘게 함께 해온 과민성 대장 증후군
국민학교 시절 바지에 실수를 했던 경험이 있다. 학교라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원할때 마다 화장실을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조절해야 하는 것을 배우는 시기에 그것이 정말 쉽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실수를 하면서 마음 한 곳에 트라우마가 생긴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그 것이 시작이었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나는 초등학교 시절 부터 아래와 같은 증상이 있다.
- 아침마다 화장실 때문에 출근(등교) 전 몇 번을 망설인다.
- 장시간 버스를 타는 것이 겁이 난다.
- 약속장소나 모임에 가면 화장실이 어디에 있는지 먼저 체크 한다.
- 강의실 및 회의실에서는 언제든 화장실을 나갈 수 있는 자리에 앉는다.
- 술을 마시고 나면 다음날 화장실을 수 없이 들락날락 거린다.
- 변을 잘 참지 못한다.
- 변을 보고 나서 잔변감이 자주 남는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 관련 에피소드
이 것을 다 이야기 하려면 아마도 책을 몇 권 출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지나고 나면 재미난 에피소드 겠지만 어떻게 보면 트라우마 일 수도 있다.
우선 나는 고등학교 입시시험을 치르다가 화장실이 급한 나머지 첫 교시를 반타작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 기적적으로 아슬아슬하게 합격하였기에 지금 생각 해도 하늘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리고 나는 할아버지의 장례식 발인이 있던날 화장실이 급해 운구 버스를 세웠다. 안그래도 버스만 타면 불안해 지는데 몹시 천천히 거북이처럼 운행하는 운구버스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결국 버스를 세우고 화장실을 다녀온 경험이 있다. 장례식 운구행렬의 수많은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화장실 다녀온 나를 지켜 보았다.
그리고 나는 소개팅을 하면서 밥을 먹다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배를 붙잡고 화장실을 세 번을 다녀온 적이 있다. 손을 씻으러 가겠다 소변을 보겠다 등등도 뭔가 어색하게 이야기 하면서 들락날락 거리며 당황해 하는 나의 표정이 상상이 가는가?
그럼 어떻게 해결 해야 하는가?
조금 거창하게 이야기 하면 안해 본 것 없다. 30년이 넘도록 매일 아침마다 얼마나 스트레스 이겠는가? 야쿠르트를 매일 한통씩 마셔 보고 한약도 먹어보고 변비가 걸리게 한다는 감이나 포도만 먹어도 보고 이것 저것 다 해 보아도 그때 뿐이었다.
그래서 나의 결론은 뻔한 이야기 겠지만 "적응하기" 다. 언젠가 한번 한의원에서 의사선생님이 나에게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있다.
- 바지에 실수를 한 적이 몇 번 있는지 생각해 볼 것
- 주변에서 이런 본인을 심하게 놀리는지 생각해 볼 것
- 화장실을 가겠다는데 안보내준 적이 있는지 생각해 볼 것
- 전혀 배가 아프지 않는데도 미리 배가 아프면 어쩌나 고민한 적은 없는지 생각해 볼 것
- 술을 마시면 다음날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리는걸 알면서도 술을 마신적은 없는지 생각해 볼 것
그리고 한의사 선생님의 결론은 모든 문제는 나의 마음가짐과 의지에 있다고 했다. 지금 약을 먹고 조금 겐찮아 진것 같다는 한약은 사실 장 운동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거라고도 했다. 그저 안정적인 마음이 본인의 배변 활동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했다.
스스로 불안해 하고 걱정하는 마음을 없애고 주변에서 본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오직 본인만 느낄 분 다른 사람들은 아무런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결국에는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잘 살아 왔다는 것을 인지 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
사실 의사선생님 말씀이 100%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것은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 그리고 나는 나의 삶을 모두 Open 하고 적응 하며 살아 가고 있다.
- 우리 가족과 친구들은 모두 내가 장이 얘민 한 것을 잘 알고 있다.
- 여행 중이나 식사 중에 화장실을 다녀 온다고 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 나는 대부분 화장실이 있는 사무실에 앉아서 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언제든 화장실을 갈 수 있다.
- 회사 사람들 역시 내가 화장실을 자주 가는 것을 알기 때문에 회의 중에 화장실을 아무 말 없이 보내 준다.
- 아파트 핼스장 및 놀이터 그리고 동네 산책이나 마트가는 길에 언제든 편하게 들릴 수 있는 화장실이 있다.
나는 여전히 가끔 장이 예민하고 가끔 예고 없이 부글부글 끓어오를때가 있다. 하지만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화장실을 가고싶으면 언제든 간다.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는다. 그리고 가끔 배가 아파서 화장실을 급하게 뛰어 가는 것은 세상 어느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며 주위 사람들도 자주 그런 경험을 한다. 단지 서로 이야기를 하지 않을 뿐 너무 흔한 일이다.
실제 도움이 되었던 행동들
30년간 과민성대장증후군과 함께 살아 오면서 많은 것을 먹고 행동해 봤지만 그 중 정말 도움이 되었던 행동들을 정리해 보았다.
- 되도록 소식하기 ( 특히 저녁 )
- 무엇이든 천천히 먹기
- 탄산이나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기
- 규칙적으로 화장실을 가려고 노력하기
- 술은 주 1회 이상 마시지 않고 절주 하기
- 과격한 운동 보다 매일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 규칙적으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이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바로 소식과 일찍 일어나기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다면 매일 아침마다 출근(등교) 할 때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리다가 출발이 늦어지거나 꼭 출발해야 할 시간에 화장실을 들리지 못하고 출발 했다가 출근 중 공중 화장실을 들리다가 낭패를 보는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는 매일 밤 10시에 취침하고 5시에 기상한다. 그리고 물은 한잔 마시고 한 시간 씩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그것도 아니면 운동을 하거나 TV라도 본다. 아침에 한시간 정도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일어나자마자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서두르는 것의 차이는 몸에서 바로 느낄 수 있을 만큼의 반응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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